일잘러?

나도 되고 싶다면

EBS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인 ‘극한 직업’을 아시나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직업 속, 극도로 힘든 환경에서 불철주야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편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누군가의 편리가 소요되기에 감사하다 마음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어떤 분야건 전문가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하고 빛이 나는가를 새삼 일깨워주죠.

영국의 외과 의학 박사이자 교육학 박사이며 현재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교수인 로저 니본은 ‘전문가들은 어떻게 전문가가 되었나?’가 궁금했습니다. 그는 의사, 재단사, 마술사, 카레이서 등 다양한 직업의 전문가들을 관찰하고 분석했고, 그 결과 그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고수 Expert가 될 수 있었던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고수가 되기 위해 반드시 길어야 하는 제7의 센스, <일의  감각>입니다.

입문 단계, 도제

• 고수가 되기 위한 입문 단계는 도제입니다. 사전적 의미로 직업에 필요한 지식, 기능을 배우기 위하여 스승의 밑에서 일하는 직공을 뜻하죠.

• 저자는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없이 묵묵히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시기를 ‘수감생활’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오로지 나를 위한 지식 쌓기와 기술 연마에 집중하라고 하죠. 이때 필요한 것은 혁신이 아니라 ‘따라하기’입니다.

• 스스로 판단하기에 무의미해 보이는 작업일지라도,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내 몸의 감각으로 체화시켜야만 합니다. 즉, 언어로 전달할 수 없는 일의 감각을 익히는 단계인 거죠. 

중급 단계, 저니맨

• 도제를 지나면 중급 단계인 저니맨에 다다릅니다. 저니맨은 보통 솜씨의 장인, 제 구실은 하는 정도의 일꾼을 뜻합니다.

• 저니맨 단계에서는 도제 시절에 배운 것을 현실의 문제에 적용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더 이상 보호받는 뉴비 Newbie가 아닌, 일의 결과물들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단계죠.

• 입문자인 도제가 일을 배우기 위한 수직적인 관계를 형성했다면, 중급자인 저니맨은 (고수는 아니지만) 전문가로서 일과 관계된 사람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맺기 시작합니다.

• 저자는 저니맨이 되었다면 자신을 향해 있던 시선을 외부로 돌려 일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표정이나 몸짓 같은 비언어적인 반응을 직접적으로 관찰하라고 권합니다.

• 우리 일의 영향력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내 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인식하는지 살피는 것이죠.

고급 단계, 마스터

• 고수의 단계인 마스터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방향 바꾸기
  그동안 배운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몸담고 있는 업계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기
  ✅ 전수하기
  *근접발달영역에서 내 주변의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하기

• 저자는 고수가 되는 것은 일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일과 얽힌 사람과의 관계가 변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 수직적인 관계(도제), 수평적인 관계(저니맨), 근접발달영역의 후배까지 챙길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이 바로 '고수'라는 거죠.

• 정리하자면 일을 잘하고 성장한다는 것은 기술의 성장뿐만 아니라 일을 통해 맺게 되는 관계까지 확장되는 것입니다.

화석도 결국 공룡알이었다,

고수의 탄생

• 어느 날 극한 직업 속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보다 보니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비교적 일찍 직업을 선택한 경우도 있었지만, 전혀 다른 일을 하다 3-40대 혹은 더 늦게서야 현재 일을 하고 있는 경우도 상당했죠.

•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분들 모두는 고수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의 공정 방식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인색하지 않았고, 새로 들어온 초보자들을 가르치는데 열정적이었죠. 

일은 정체성의 변화를 수반합니다.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었다면 내가 아닌 타인에게 시선을 향해야 하죠. 도제가 아닌 저니맨으로서, 혹은 고수로서 타인과 관계를 맺는다면, 나와 일과의 관계, 나아가 일터에서 나의 정체성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