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즈 케첩,

얼룩을 팔다

감자튀김을 먹을 때 빠질 수 없는 동반자, 바로 '케첩'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이태리 출신 같지만, 사실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피시소스인 ‘꿰짭(kôe-chiap)’에서 유래됐습니다. 이후 호두, 버섯 등 다양한 재료를 거쳐, 우리가 익숙하게  떠올리는 토마토 소스가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죠. 

얼마 전,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케첩 브랜드인 하인즈 Heinz에서 정말 특별한 제품을 판매했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새로운 맛? 새로운 향? 아니면 새로운 디자인의 패키지? 대체 어떤 제품일까요?

케첩에 진심인 편,

하인즈

• 1876년 설립되어, 150년이 넘은 장수 기업 '하인즈'의 대표 상품은 바로 '케첩'입니다. 

• 하인즈 케첩은 전 세계 140개국에서 매년 6억 5천만 병이 판매되며, 7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업계 1위 브랜드입니다.

• 최고의 케첩을 만들겠다는 그들의 일념은 정말 대단한데요. 유전자 조작 방법이 아닌 전통적인 종묘 개량 방식을 통해 개발한 ‘하인즈 케첩 전용 토마토 품종(Heinz seed)’만을 사용할 만큼 케첩에 진심입니다.

• 하지만 2019년 8월 7일, 하인즈 케첩을 보유한 모기업 크래프트 하인즈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고, 매체들은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 두 가지를 지적했습니다.
  
  ☝ 비용 절감에 치우친 경영 방식
  (2500명 해고, 17억 달러의 비용절감)
  ✌ 트렌드에 뒤처지는 제품
  (케첩에 꿀을 넣은 신제품 출시 등 젊은 세대를 타겟팅 하지 못함) 
   

• 결국 2020년, 치즈 사업 일부를 타기업에 매각하며 요즘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인즈 케첩,

얼룩을 팔다

• 2022년 8월 30일, 하인즈는 놀라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바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중고 의류 판매 온라인 플랫폼 'thredUP'과 협업을 맺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제품, ‘케첩이 묻어 얼룩진 옷’을 판매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 선명하게 번진 케첩 얼룩은 모두를 놀라게 했는데요. 혹시 아무도 사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셨다면, 그 판단은 보기 좋게 틀렸습니다. 

• 1, 2차 판매량 대부분이 품절될 정도로 성공적인 판매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그 이유는 장바구니 클릭 버튼 아래 적힌 문구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인즈케첩,

가치를 팔다

•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그 제품이 나를 위한 브랜드인지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소인 연관성(Relevance)을 가지고 그들이 중요시하는 가치를 브랜딩에 활용해야 합니다.

• MZ 세대는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높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지속가능성은 그 무엇보다 중요해졌죠.

• 하인즈 케첩이 얼룩 묻은 옷을 판매한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도, 의류 판매업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고자 했던 것도 아닙니다.

• 그들은 '희소성 있는 옷을 재활용할 수 있다'라는 ‘가치’를 판매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