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애플'과 '픽사'에

빠지는 이유

요즘 박스오피스 1위로 역주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멘탈> 보셨나요? 이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 피터 손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자전적인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와 한국적인 정서를 픽사만의 방식으로 담아내 사랑받고 있습니다.

우리네 이야기까지 브랜드의 창의성을 유지한 채 새롭게 만들어 내는 세계 최고의 제작사 ‘픽사’는 어떤 브랜드이길래 우리는 또 픽사의 애니메이션과 여지없이 사랑에 빠지고 마는 걸까요?

책 <브랜드로부터 배웁니다>를 통해 ‘픽사’와 같이 사랑받는 브랜드의 철학과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삶의 태도를 살펴보겠습니다.

픽사 : 생각을 렌더링 한다는 것

• 컴퓨터 그래픽 용어 중 하나인 ‘렌더링’은 주로 2차원의 것들에 여러 정보 값을 부여해 3차원으로 변환하는 과정을 이릅니다. 생각을 렌더링 해서 현실로 만드는 것은 픽사 브랜드의 가치입니다. 

• 수많은 애니메이션이 작은 생각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월-E>는 ‘더 이상 쓸모 없어진 지구에서 홀로 쓰레기만 치우며 외롭게 지내는 로봇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소울>은 ‘인간이 태어나기 전 영혼들이 머무르는 세상이 있다면’과 같은 아이디어가 시작이었습니다. 

• 아이디어를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해갈 때, 배경은 다소 평범하더라도 캐릭터의 내면적 특성이 도드라지게 양각을 줄 것인지, 드라마틱한 환경에서 인물과 이야기들이 맥락 속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음각을 줄 것인지 결정합니다. 

• <업>에서는 78세 할아버지 칼에게 겹겹이 쌓인 사연이 있는 캐릭터 특성으로 양각을 주거나, <코코>의 미구엘처럼 흥과 축제의 나라 멕시코에 살면서 절대 음악을 하지 못하게 하는 집안 배경으로 음각을 주며 이야기에 입체감을 불어넣습니다. 이후에는 가장 픽사답지 않은 것들, 불필요한 부분을 지우며 이야기의 선명도를 높여나가는 것입니다.

애플 : 자기 언어를 가진다는 것

• 애플은 자신만의 언어, 특유의 감성을 갖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특히나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애플다운 언어로 표현하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애플이 광고  카피, 제품 박스 문구, 화면에 노출되는 메시지까지 하나로 통일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최근 아이폰 14 옐로 광고가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가볍고 경쾌한 이미지 그리고 ‘나랑 노랑!’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패키지에서도 노란색을 활용합니다. 이렇게 애플은 유머러스하고 위트 있는 페르소나를 전달합니다.

• 또한, 애플은 소비자가 집중할 수 있는 하나의 포인트를 설정하고 그곳에서부터 느껴지는 감정선을 극대화합니다. 가령 아이패드 에어 광고의 경우 모든 카피를 덜어내고 가볍다는 포인트를 위해 ‘Air’라는 글자를 공중에 떠 있는 모습으로 표기했습니다. 에어는 가볍다는 공통된 합의를 이끌고 상상력을 극대화한 다음에 장막 뒤에 숨은 주인공을 부각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