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자연스럽게

차별했습니다?!

초등학생이 노키즈존 식당에서 출입을 거부당했던 사연을 쓴 일기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동생의 생일을 맞아 가족과 방문한 레스토랑으로부터 입장을 거부당하자 속상해하는 동생을 보며, 어른들은 그들도 한때 어린이였다는 사실을 잊은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이의 말대로 '어른들이 편히 있고 싶어하는 권리'가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보다 더 중요한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이렇게 우리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어 몰랐던 ‘차별’에 대해 생각해 볼 오늘의 책은 <선량한 차별주의자>입니다.

차별이 없다는 생각은 어쩌면 내가 차별하는 사람이 아니길 바란다는 간절한 희망일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히려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이 역설적으로 차별을 하고 있을 가능성은 높다. 26p

맙소사, 내가 차별주의자라니

•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결정 장애’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입니다.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결정을 잘 못 내리는 상태를 뜻하는데요. ‘부족함’, ‘열등함’의 의미로 ‘장애’라는 말이 사용되면, 장애인은 부족하고 열등한 존재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 저자인 김지혜 교수는 토론회 자리에서 ‘결정 장애’라는 말을 썼다가 지적받기 전까지는 스스로 차별적 표현을 사용했다는 걸 몰랐습니다. 이후 저자는 소수자 집단을 향한 모욕적인 말을 수집하기 시작합니다. 그중에는 “한국인 다 되었네요”도 있었습니다. 언뜻 칭찬이 아닌가 싶지만 이는 당신을 ‘온전한’ 한국인으로 보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 “그럴 의도가 없었다”라는 말은 차별을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차별적 발언이나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나 자신과 나를 둘러싼 세상을 성찰해야 합니다.

차별의 교차로에 놓인 사람들

• 차별을 하는 사람과 차별을 받는 사람은 고정돼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차별을 당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차별할 수도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인간이 다면적인 존재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 2018년 예멘 내전을 피해 500명의 난민이 제주도에 왔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여성에 대한 성범죄 가능성’을 이유로 난민 수용에 반대했습니다. 그런데 난민 중 45명은 여성이었습니다. 여성의 안전을 외치는 목소리에 예멘 여성의 존재는 지워졌고, 같은 여성이라 하더라도 한국 여성과 예멘 여성의 지위는 달랐습니다.

• 이처럼 차별은 한 축으로만 설명될 수 없습니다. 흑인이라고 해서 모든 측면에서 약자인 것은 아니며, 차별받는 집단에서 더욱 차별받는 이들도 있습니다.

차별을 당하는 사람은 있는데 차별을 한다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7p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차별과 배제를 할 수 있는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 권력이 누구를 거부하는지 묻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권력에 의한 차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며,

차별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차별주의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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