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벗 삼아,

사회적 틀에서 벗어나다

“이 책의 출간은 건전지 발명에 맞먹는 사건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평론가인 롤랑 바르트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방인>이 처음 출간된 1942년 당시 카뮈는 젊은 무명작가에 불과했지만, 이후 프랑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빠진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주었으며 20세기 최고의 부조리 소설로 한국에서도 여전히 카뮈의 대표작으로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왜 <이방인>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을까요?

세상의 부조리와

사회적 틀을 벗어난 ‘이방인’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13p

• 평범한 직장을 다니고 무료한 생활을 하던 뫼르소는 모친의 부고 소식을 듣고 장례를 치르기 위해 양로원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그는 어머니의 죽음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삶의 고단함과 피곤함 만을 느낄 뿐이었죠.

• 어머니의 시신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밀크 커피를 마시고, 마지막으로 시신을 보겠냐는 제안을 거부합니다.

• 그의 행동들은 보통의 우리가 아는 사람들과는 다릅니다. 그는 사회적인 감정과 규범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와 순간의 감정에 충실한 즉흥적인 인간이었죠.

• 어느 날 뫼르소는 지인 레몽의 전 연인과 관련된 아랍인들과의 다툼에 엮이고, 우발적으로 그들을 총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태양’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 이방인으로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그는 태양에 비유된 사회적 규범과 위선을 향해 총을 쏘았던 것입니다. 그 시점부터 자유롭게 살았던 모든 순간들이 악의적인 행동으로 비춰지게 됩니다.

‘사형 선고’의 숨겨진 의미

• 뫼르소는 재판 과정에서도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모습을 보입니다. 판결의 순간에도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바꾸지 않는 당당함까지 보이죠.

• 그에게는 자유롭게 사는 ‘나’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존재했습니다.

• 하지만 이런 확신은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법은 개인의 솔직한 감정과 욕망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얼마나 사회적 요구에 맞춰 행동하는지가 중요할 뿐이죠. 결국 법 앞에서 그의 개성은 외면받고 사형이 선고됩니다.

• 사건의 흐름으로 보았을 때, 그의 진짜 죄는 아랍인을 죽인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고, 시신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신 것, 나쁜 친구를 사귄 것과 같은 평소의 행실 때문이었죠.

“어떤 사람들은 단지 평범해지기 위해 무한한 에너지를 소비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을 알지 못한다.” 알베르 카뮈

대부분의 사람은 목적 없이 태어나기에, 나에게 주어진 자유에 불안해하며 남들과 비슷한 삶을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알베르 카뮈는 뫼르소의 사형선고를 통해 그러한 삶에 경종을 울리며 오늘날 우리에게도 유효한 삶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그가 <이방인>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진짜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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