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딴짓한다면

잘하고 있는 겁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딴짓’을 즐겼다고 합니다. 컴퓨터를 조립하다가 피곤할 때는 기타를 치며 밥 딜런의 노래를 부르곤 했다죠. 대학도 중퇴하고 본인이 창업한 애플에서 해고가 되기도 했지만 늘 딴짓을 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세상을 바꾼 사람들 중에는 정해진 길을 가지 않고 딴짓을 했던 사람들이 많습니다. 최재천 교수도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건 ‘딴짓’이다”라며 <최재천의 공부>를 통해 쓸모없는 경험은 없음을 피력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딴짓’의 중요성

• 최재천 교수는 우리나라 연구 상황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 그래서 그는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한지 2년쯤 지났을 무렵, 자신의 연구를 포기하고, 학생들의 연구를 뒷받침하기로 마음먹습니다.

• 그러자 자신의 논문 목록은 민물고기, 귀뚜라미, 거미 몇 편 등 온갖 것이 섞여 뒤죽박죽이 되어버렸죠.

• 그러던 중 <동물행동학 백과사전>이라는 책의 ‘사회행동’ 부문 편집장을 제안받게 됩니다.

• 책임 편집자 중 유일한 유색인종이었던 그는 6년 뒤 개정판의 총괄 편집장까지 맡기에 이르며 학계의 권위자들에게 아래와 같은 리뷰를 받게 됩니다.

"만약 한 주제에 대해 편집한다면 이야기가 다른데, 백과사전이면 나는 우리 학계에서 최재천만큼 다양한 동물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한 사람을 찾을 수 없다" 200p

• 학자로서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억울함을 느끼던 그는 이러한 평가를 받고 눈물이 났습니다. 그는 생물학자이지만 미술 하는 사람들과도 어울리고 지금은 심지어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그것은 항상 딴짓 할 거리를 찾아다닌 덕분이었습니다. 만약 그가 평생 생물학만 공부했으면 어땠을까요? 지극히 평범한 곤충학자로 살아갔을지도 모릅니다.

재난의 시대, 국·영·수만 배워야 하나

•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라는 병과 싸워왔습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가 기후변화, 특히 생물다양성 문제와 밀접하다고 주장합니다.

•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재난은 계속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국·영·수를 열심히 배우다가 바이러스에 걸려서 죽는 세상에서 계속 살 수는 없다는 게, 최 교수가 바로 지금,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 아내를 따라 교회에 간 최 교수는 목사님이 입양한 딸과 개미굴 앞에 쪼그리고 앉아 놀아주곤 했습니다. 일요일마다 최 교수와 놀며 자란 그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인데도 모르는 동식물이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 최 교수 덕분에 아이의 지적 능력이 개발됐다고 여겼지만 그는 “그냥 같이 놀았어요”라고 대답할 뿐이었죠.

평소에 “알면 사랑한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자꾸 알아가려는 노력이 축적될수록 이해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39p

불안한 취업 시장 속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을 최 교수에게 물은 청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과연 그가 전한 대답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답은 곧, 우리가 삶에서 ‘공부’를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고 합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한 공부를 해야 하는 진짜 이유,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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